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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칼럼] 포르노 스타와 매춘녀는 다른가 > AV뉴스 |

0 2017.06.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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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이형구 기자 =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1997년 영화 ‘부기나이트’는 포르노 산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려내 주목을 받았다.

무려 13인치(33cm)에 달하는 ‘대물’의 소유자 에디 애덤스(마크 월버그 분)가 당대 최고의 포르노 스타로 떠올랐다가 몰락하는 과정을 뼈대로 포르노를 비롯해 대중음악, 패션, 파티 등 70년대 하위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로 당시 27세의 앤더슨은 아카데미 각본상을 따내며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영화 속에서 에디와 앰버 등 포르노 배우들은 제작자이자 감독인 잭 호너(버트 레이놀즈)를 중심으로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그 곳에서 사회적 관계를 맺어나간다.
 
포로노 배우들은 바깥 세상의 차별과 공격에 함께 대응하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일종의 ‘유사가족’을 만들어 생활한다.

영화를 보면서 필자는 자연스럽게 포르노 배우의 사회적 위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한 사회의 욕망의 배설구로서 포르노 산업은 매춘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미디어가 개입돼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매춘에 종사하는 여성,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창녀’와 포르노 배우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크게 다르다.

굳이 국회의원까지 된 이탈리아의 포르노스타 일로나 스톨러 - 예명 치치올리나로 더 잘알려져 있다 - 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포르노 스타를 ‘창녀처럼’ 취급하지는 않는다.
 
치치올리나
포르노 산업 종사자와 매춘산업 종사자는 똑같이 돈을 받고 성거래를 하는 데도 전혀 다른 사회적 대접을 받는다. 사진은 포르노 스타에서 이탈리아 국회의원이 된 치치올리나.
 
실제로 스페인의 마케팅 업체인 ‘바이메라 바이럴 앤 미디어 마케팅’이 보통 사람이 포르노 스타를 만나게 한 뒤 그 반응을 담은 영상(https://youtu.be/pKZa-Kb4Nng)을 보면 인기 연예인을 만났을 때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포르노 스타를 만난 일반인들은 한결같이 놀라워하며 기뻐한다.

성에 대해 개방적인 서양사람이라 저럴까 싶어서 필자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체 설문조사를 해봤다.

‘포르노 배우가 매춘녀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한결같이 포르노 배우는 매춘녀가 아니라고 답했다. 야동을 벗삼아 사는 남성들이야 포르노 배우에게 빚진 것이 있으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성들마저 포르노 배우와 매춘녀는 다르다고 답한 점은 놀라웠다.

그러면서도 응답자들은 ‘포르노 배우와 매춘녀와 다른 점이 뭐냐’는 물음에는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법률적 규제의 측면에서 봐도 사회가 포르노 배우와 매춘녀를 대하는 태도는 다르다.

일례로 미국과 일본은 매춘은 불법행위로 규제하면서도 실제로 성행위를 하는 포르노는 합법이다. 일본은 이른바 ‘노모’는 불법으로 치부하지만 실제 성행위를 갖는 AV(Adult Video)에 모자이크 처리만 하면 합법이 된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인기 AV 여배우들이 팬 감사제를 하면 수많은 남성들이 참가해 여배우의 표정과 손짓 하나하나에 환호를 하고 자랑스럽게 함께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쯤되면 매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래저래 억울할 수 밖에 없다.

‘대체 포르노 시장의 성거래와 매춘 현장에서의 성거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고 반문할 법하다.

실제로 미국의 매춘산업 종사자들은 포르노가 합법이라면 매춘도 합법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미국의 관련 사이트에는 이런 류의 주장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포르노와 달리 왜 매춘만이 유독 불법이 되어야 하는가. 포르노 배우들이 영상매춘의 대가로 시간 당 돈을 받는 것과 성노동자들의 영업은 행위와 결과에서 별 차이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영업장소가 카메라 앞인가 아닌가 하는 정도다. 따라서 포르노와 매춘이 본질적으로 같은 맥락이라면, 동일하게 합법적이거나 동일하게 불법적이어야 형평에 맞다.”

미국의 한 성인사이트(Adult Backwash)에 올라온 어느 매춘 여성의 항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포르노와 매춘에 사람들이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 주변의 어떤 이는 포르노 배우가 하는 것은 연기이기 때문에 매춘과 다르다고 한다. 아니 그럼 화면 속 포르노 배우의 몸짓과 표정, 신음소리가 연기고 사실은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본단 말인가.

또 어떤 이는 일대일로 성거래를 하는 매춘과 미디어를 통해 유포되는 포르노의 경우 공유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대하는 태도도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포르노 영화는 여러 사람이 보니 그것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당연히 매춘녀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반응이 다른 이유야 그렇다 쳐도 그럼 왜 법은 매춘과 포르노를 차별하는가.

아직까지 필자를 납득시킬 만한 설명을 해준 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정답이 없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 번쯤 이런 문제를 생각해보는 것도 나쁠 것은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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